안녕하세요.
40대 컴맹 노트북으로 돈 벌기입니다.
타이핑 알바를 하다.
오늘 위층에 사시는 할아버지를 주차장에서 만나게 됐습니다. 인사를 하고 들어갈려는데 저를 부르셨습니다.
이유는 할아버지가 노자의 도덕경을 좋아하시는데 좋아하는 글귀를 타이핑해줄 수 있냐고 물으셨습니다.
타이핑을 해서 무엇에 쓰시려고 하시냐 물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책은 가지고 다니기 무겁다고 하셨습니다.
조금 큰 글자로 타이핑을 해주면 어디서나 좋아하는 도덕경의 글귀들을 볼 수 있지 않냐고 하셨습니다.
저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돈을 얼마를 주면 되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러면 안 된다고 하시면서 지갑을 꺼내시길래 정말 괜찮다고 말하고 책을 달라고 하였습니다.
위층에 올라가 도덕경이라는 책을 받아 들고 접어 놓으신 부분을 조금 큰 글씨로 타이핑을 했습니다.
오래전 군대 있을 때 타이핑은 배워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문득 타이핑 알바가 떠올랐습니다.
아직 해보지는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컴퓨터로 돈 벌기로 타이핑 알바를 선택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도덕경 책을 타이핑하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컴퓨터로 돈 벌기 목록에 타이핑이 들어가는 것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도덕경이라는 책은 오랜 전에 읽은 책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도덕경의 글귀들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굳이 돈을 받지 않아도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공부도 다시 하고 할아버지께 도움이 되는 일을 하니까요.
분량이 쾌나 많았습니다. 전화를 드려 나누어서 타이핑해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좋다고 하셨습니다.
요즘 컴퓨터로 돈을 벌고 있으니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분량을 조금 큰 글씨로 타이핑해서 가져다 드렸습니다. 할아버지는 다행히 만족해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돈을 안 받으니 이걸 준비했다면서 샤인 머스캣 포도 두 송이를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매우 컸습니다.
저는 받지를 않겠다고 말했지만, 너무 완강하게 주시겠다고 하셔서 포도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포도 봉지를 받아 들고 내려오면서 기분이 묘했습니다. 타이핑을 하고 포도를 받은 것이 오묘했습니다.
알바 아닌 알바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돈이 아닌 포도로 대가를 받게 됐습니다. 웃음이 나왔습니다.
온라인 세계가 아닌 현실에서 이러한 경험을 하게 되니 무언가 직접적이고 인간적이어서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하게 생각하는 건, 내가 컴퓨터로 무언가를 했다는 생각이 저를 만족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타이핑이라는 건 젊은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대단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기분이 좋은 건 이겁니다.
단순한 타이핑 일이라도 나 같은 컴맹이 컴퓨터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뿌듯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습니다.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자존감이 올라가는 것 같았습니다.
인터넷 세상에서 일하는 것이 조금은 비인간적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오늘 일은 너무나 인간적이라 생각합니다.
주말마다 조금씩 타이핑을 해드린다고 약속을 드렸습니다. 한동안 기분이 많이 뿌듯할 것 같습니다.
대단한 일도 아닌데 할아버지에게 무언가를 받는다는 게 부담스럽지만 도와드리는 건 옳은 일입니다.
알바라고 표현하는 것도 우습지만,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할아버지가 원하시면 타이핑은 계속해드리려 합니다.
이번 기회에 한글 오피스에 대한 공부도 조금 더 해보려고 합니다. 또한 인터넷 타이핑 알바도 알아보려 합니다.
만일 좋은 경험과 일거리가 있다면 여러분들께 꼭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늘 타이핑을 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생각하는 일을 끌어당긴다고 하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좋은 일이 더 많았으면 합니다.
타이핑 알바를 해보지는 못했지만, 오늘처럼 좋은 책을 타이핑하는 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타이핑 알바는 이런 책을 타이핑하는 건 아닐 겁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사무적이고 딱딱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껏 컴퓨터로 돈 벌기 일로 타이핑 알바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영혼이 없게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고정관념들도 내려놓고 경험을 해봐야겠습니다.
아시겠지만 샤인 머스캣 포도가 너무 맛있었습니다. 오늘 일거리를 주신 할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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